올해 서울 초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최고령은 82세 할머니가, 최연소는 12세 여학생이 차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오전 10시 2017년 제2회 초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를 발표한다.
9일 서울 시내 13개 고사장에서 치러진 이번 검정고시에는 모두 5833명이 응시해 3773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81.69%.
최고령 합격자는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한 남상준 할머니(82)였다. 남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6·25전쟁이 발발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교복 입은 친구들을 보며 맺혔던 배움의 한을 70년 동안 가슴속에 간직했던 남 할머니는 드디어 학생 신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서울 양천구 한빛종합복지관에서 공부를 시작한 남 할머니는 2년 만에 중졸과 고졸 검정고시를 잇달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졸과 중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는 각각 78세 양모 할머니와 73세 장모 할아버지였다. 양 할머니는 6·25전쟁 당시 아버지를 잃고 학업을 중단했다. 서예를 하고, 등산을 해 봐도 배움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없어 올해 검정고시에 도전했다고 한다.
양 할머니는 “염라대왕 앞에 당당히 졸업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눈도 감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공부가 힘들기는커녕 행복했다.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초졸 검정고시에 도전한 12세 이모 양이 최연소 합격자였다. 중학교 1학년 나이인 이유현 양(13)과 박모 양(13)은 각각 중졸 검정고시와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 양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4년 전 학교를 자퇴하고 ‘홈스쿨링’을 해 왔다. 알레르기가 심해 급식을 먹을 수 없는 건강상 이유와 함께 입시 공부에 힘들어하는 세 언니를 보면서 집에서 공부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이 양은 청계산 텃밭에서 감자나 고추를 키우며 자연을 배우고, 매일 역사 교과서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역사를 배웠다. 이 양은 “(집에서 공부하니)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보다 검정고시를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정고시 합격자는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나 자동응답안내 서비스(060-700-1918)로 확인할 수 있다. 합격증서는 29일 오후 5시까지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내 학교보건원 1층에서 받을 수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